경쟁을 넘어
대체 불가한 1이 되라
탐험의 세계에 뛰어든 자들을 위한 새로운 룰
제로 투 원(Zero to One)과 함께하는 세 번째 시간, 유월님의 날카로운 통찰은 우리의 뇌 구조를 더욱 강하게 뒤흔들었습니다. 이번 주차의 핵심은 ‘혁신’이라는 막연한 단어의 실체를 철저히 해부하고, 그 혁신이 일어나는 지형 자체가 우리가 익숙했던 과거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었습니다.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미지의 영역에서 독점(Monopoly)을 향해 나아가는 험난하지만 위대한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혁신의 진짜 목적지, 지각된 가치(Perceived Value)와 독점
스타트업이 혁신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월님은 단호하게 독점(Monopoly)이라고 정의합니다.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Zero to One)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시장에 전달하여 압도적인 이익(Profit)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독점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의 승패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개념 하나가 등장합니다. 바로 고객의 인지된 가치(Perceived Value)입니다. 유월님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시장 사례를 들었습니다. 실제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이익률에서는 삼성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LG의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의 실제 수준(Actual Value)이 100이더라도, 고객이 그것을 1,000으로 받아들인다면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것이 곧 1,000의 가치가 됩니다. 반대로 아무리 엄청난 자본과 기술을 쏟아부어도 고객이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독점 기업은 고객 지각 가치(CPV)를 극대화하여 경쟁 자체가 의미 없는 생태계를 구축합니다.
심플함을 넘어 컴플렉스(Complex)의 영역으로, 커네빈(Cynefin) 프레임워크
왜 똑똑한 전문가들이 모인 대기업에서 혁신이 잘 일어나지 않을까요? 유월 님은 ‘문제 해결’ 및 ‘의사 결정’의 지형도를 보여주는 커네빈 프레임워크(Cynefin Framework)를 통해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컴플리케이티드(Complicated) 영역 –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며, 훌륭한 데이터를 분석(Analyze)하면 훌륭한 답(Good Practice)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와 기업에서 주로 배우고 실행하는 일들입니다.
컴플렉스(Complex) 영역 – 혁신이 일어나는 무대입니다. 정답이 없으며, 인과관계조차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분석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찔러보는 탐색(Probing)을 통해 감각을 깨우고 반응해야 합니다.
대기업은 컴플리케이티드한 문제를 푸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0에서 1을 만드는 창조의 작업은 컴플렉스 영역에 속합니다. 정답이 있는 세계의 잣대로, 정답이 없는 세계를 평가하려 하니 혁신이 질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모임 때엔 Cynefin Framework 발음에 대해 킨예빈 등으로 발음했으나, 본 글에서는 웨일스어 원어 발음인 커네빈/kəˈnɛvɪn/으로 표기하였습니다.
활용(Exploitation)의 잣대로 탐색(Exploration)을 평가하지 마라
이러한 지형의 차이는 기업의 전략적 태도 차이로 다시 이어지게 됩니다.
탐색(Exploration) –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위험(Risk)이 극도로 높고, 당장의 수익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실패와 적응을 반복하는 긴 시간의 사투입니다.
활용(Exploitation) – 1을 N으로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효율성(Efficiency)을 극대화하여 성장을 도모하고 예측 가능한 이윤을 창출합니다.
유월님은 혁신의 씨앗을 심는 탐색의 단계에서, 단기적인 ROI나 효율성을 묻는 활용의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 프로젝트는 망가진다고 경고합니다. Zero to One은 수많은 실패 속에서 단 하나의 돌파구(Breakthrough)를 찾는, 철저히 탐험가들의 몫이 됩니다.
If you’re offered a seat on a rocket ship, Don’t ask what seat! Just get on – Sheryl Sandberg
거듭제곱의 법칙(Power Law)과 압도적 집중의 기술
벤처캐피탈(VC) 세계의 수익 구조는 일반적인 파레토 법칙(80/20)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멱법칙(Power Law) 구조입니다. 성공한 단 하나의 기업이 나머지 모든 실패한 투자처의 손실을 덮고도 남을 압도적인 수익을 가져다줍니다.
투자자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짜지만, 창업가인 우리는 내 인생과 비즈니스를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남들이 모르는 진실(Secret)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압도적으로 집중해야 합니다. 과거 삼성전자가 수천 개의 피처폰 모델을 버리고 갤럭시 단일 라인업으로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켜 거대한 퀀텀 점프를 이뤄냈던 것처럼 말입니다.
파운데이션과 마피아, 최초의 룰이 영원을 지배한다
모든 위대한 독점 기업의 운명은 초기 0에서 1을 만드는 단계(Foundation)에서 결정됩니다. 미국 헌법이 200년이 넘도록 뼈대를 유지하듯, 창업 초기 세팅된 조직 문화와 방향성은 나중에 고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함께 배를 탈 사람, 즉 마피아(Mafia)를 모으는 일은 비즈니스의 핵심 중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처음에 하지 않으면 이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요소입니다. 유월님은 우리가 집을 사거나 투자를 할 때는 수십 가지의 체크리스트를 들이대면서, 정작 내 인생과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를 파트너(혹은 배우자)를 고를 때는 그 절반의 고민도 하지 않는 모순을 꼬집으셨습니다. 세상의 상식(통념)과 싸워야 하는 외롭고 미친 짓을 견뎌내려면, 맹목적일 만큼 강력한 신뢰와 결속력으로 뭉친 또라이들의 집단, 마피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위대한 일은 미친 짓에서 시작된다
남들이 다 아는 안전한 길에는 치열한 경쟁과 희박한 이윤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Zero to One이 요구하는 길은, 남들이 보기엔 완전히 미친 짓(Secret) 같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압도적 집중을 통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우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정답이 없는 컴플렉스의 바다 한가운데서, 우리 각자가 들고 있는 탐침봉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더 깊게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비즈니스의 파운데이션을 점검하고, 그레이트 버스(Great Bus)에 올라타기 위해 오늘 당장 우리가 바꿔야 할 시각은 무엇일까요? 비록 치열한 고민의 출발선에 서서 머리는 뜨거워졌지만, 분명 이전보다 한 뼘 더 나아졌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기분 좋은 혼란과 뜨거운 두통이야말로 우리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니까요. 기꺼이 통념을 깨고 나만의 독점 지평을 개척하기 위한 우리의 뜨거운 탐험은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무의미한 경쟁을 넘어, 10배의 압도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그날을 향해 나침반의 방향을 단단히 고정해 봅니다.



